《저-선생 (楮先生)》은 닥나무 선생이라는 뜻으로, ‘종이’를 이르는 말로서 중국 당나라의 한유(韓愈)가 모영전(毛穎傳)에서 종이를 의인화하여 부른 데서 유래한다. 한국화/동양화에서 쓰이는 종이의 물성에 대해 고찰해보고 함께 고민을 나누고,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되고 있는 작업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.
마땅함
<저-선생 (楮先生)> 은 닥나무 선생이라는 뜻으로, ‘종이’ 를 이르는 말로서 중국 당나라의 한유(韓愈)가 모영전(毛穎傳)에서 종이를 의인화하여 부른 데서 유래한다. 한국화/동양화에서 쓰이는 종이에 대한 특이점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로 전체 프로젝트의 의미를 대표하기도 한다.
어떤 한 재료로 장르를 분류하거나, 특성을 설명하려는 것은 아니다. 이번 기획전에서 ‘종이’ 를 앞에 내세우게 된 연유는 인사동의 지업사에서 종이를 고르고 구입하는 과정의 경험이 반영되어 있다. ‘순지 100g, 무표백’으로 한정 지어도 한지 공장 또는 지업사마다 한국/중국/일본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종이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. 또한 같은 종이의 묶음도 결코 같지가 않다. 종이를 직접 만져보고 조금 더 두꺼운 것, 혹은 더 얇은 것, 티끌이 없는 것, 색이 더 누런 것 등등 여러 감각을 통해 구입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. 카운터 앞에서 제법 까다로운 손님인 셈이다. 넘쳐나는 미술 재료들, 또는 미술재료가 아님에도 미술 재료가 되는 것들이 넘치는 세상에서 그 정도의 선택 이야 별것 아닐 수 있지만 한국화/동양화 재료들을 다루는 데에 있어 보편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지점으로 여겨진다.
이는 반대로 특수한 상황을 적절히 사용하기에도 좋은 조건이 될 수 있다.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이미 각자가 터득한 방식대로 재료를 다루고 있으며 그 방법은 다양하다. 이를 의인화된 종이를 작가 각자가 캐릭터(Character)로서 작품에 반영되었다고 미루어 볼 때, ‘저-선생’ 은 어쩌면 작가 그 자체일 수 있다. 종이를 직접 만들거나 염색하여 사용하여 그 결 들을 그대로 활용하여 작품화한다. 또한 태운 한지, 드로잉 등을 콜라주 하기도 한다. 호분이나 먹, 분채 등 전통 재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도 하고, 종이를 활용한 레이어가 그대로 드러날 수 있도록 물감을 켜켜이 쌓는 ‘장지 기법’ 의 작품도 있다. 더하여 유화, 과슈, 펜, 콘테 등 종이 위에 올라가는 재료는 제한이 없다. 또 누군가에게는 캔버스가 당연하 듯 종이는 당연한 바탕일 뿐이기도하다.
앞선 자리보다는 현재 여기에 지금 존재하는 것들로 마땅함을 주장해 보고자 한다. 한국화/동양화의 물질적 재료로부터 여러가지의 파생들이 모여 보편적인 상황을 짓고, 장르적 고민을 함께하고, 이에 대한 정의를 만들어가기를 바래본다.
**모영전에서 모영(붓)은 강 땅의 진현(먹), 홍농의 도홍(벼루), 회계의 저선생(종이)과 친하게 지냈는데 서로가 밀어주고 끌어주며 나가고 머물기를 반드시 함께하였다고 한다. 오랜 벗은 아마 늘 변함이 없을 것이다. 그리고 새로운 우정도 생기기 마련 일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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